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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of vagabond

[양평] 넓은 창으로 자연을 곁에 둔 디자인 하우스 본문

노출콘크리트/국내(서울,경기)

[양평] 넓은 창으로 자연을 곁에 둔 디자인 하우스

자두살구네 2022. 11. 4. 09:42

동네를 오가는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예쁘다며 한마디씩 거드는 집. 디자인은 물론 기능까지 충실한, 잘 지은 그 집을 찾았다.


북측 정원에서 본 주택의 전경. 기존 나무와 수풀들이 자연 병풍처럼 건물을 둘러싸고 있다.

정원에서 보이는 내부의 목구조 천장이 멋스럽다.

‘설계만 하지 말고 직접 한 채 지어서 팔아보자!’

집을 짓기 전 계절에 따라 변하는 대지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었다. 2018년 초여름,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다는 마음으로 집짓기를 시작했다. 그동안의 개발사업 경험과 부동산 및 도시계획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땅을 찾아 헤맸다. 하지만, 역시 발품을 파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자격증보다는 끈기와 집념이 필요했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대지를 고르기로 하였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의 대지를 발견했다.

주변 나무와 어우러진 남측 창과 박공지붕선

주차장 및 현관 쪽 모습. 캐노피 지붕과 우편함을 같은 소재로 제작하고, 가스관에는 은분을 칠하여 부착된 각종 설비 요소의 색상을 맞췄다. 기단 부분은 건축물의 입면 재료와 동일한 벽돌을, 바닥은 벽돌색과 유사한 자연 자갈을 포설했다.

대지의 북쪽에는 국유지로 된 좁은 산길이 있고, 그 길 위에 매우 큰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이 길은 마을회관으로 통하는 오솔길인데, 하루에 3~4명 정도의 주민들이 이용하였다. 남쪽으로 경사가 완만하게 낮아졌고, 육안으로 그 높이차는 대략 3m는 되어 보였다. 조용하고 평온하며 햇볕이 잘 드는 남향 경사의 땅. 나는 이 대지를 매입했다(이후 볼 수 있었던 겨울 풍경도 너무 멋졌다).

 

북측 현관과 이어지는 테라스는 여름에 그늘이 잘 형성되어 이곳에 선베드나 야외 벤치를 두면 활용도 높은 공간이 된다.

‘팔기 위해서 팔기 싫을 정도의 집을 만들자’가 이 집의 디자인 개념이다. 집의 기능적 측면은 물론이거니와, 특별한 공간을 정말로 예쁘게 만들고 싶었다. 내가 의도한 바를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물 또는 현상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보이고 느껴지는 것들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와 더불어, 예쁜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색채와 재료의 맞춤도 가볍게 볼 수 없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 대지면적 ▶ 382㎡(115.5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58.3㎡(17.67평)│ 연면적 ▶ 112.3㎡(34.03평) 건폐율 ▶ 15.3% │ 용적률 ▶ 29.4% │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6.1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2×12 S.P.F 구조목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 외부마감재 ▶ 치장벽돌 │ 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창호재 ▶ 윈센창호 39mm 로이삼중유리알루미늄 시스템창호 2등급 에너지원 ▶ LPG │ 구조설계(내진) ▶ 이든구조 시공 ▶ 무이주택(서도원, 윤희청) 설계 ▶ 무이건축사사무소 총공사비 ▶ 3억원(토지 매입비 제외, 설계 및 시공 관리 인건비 제외)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페인트(삼화)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친환경 페인트(벤자민무어), 모자이크타일 / 바닥 – 포세린 타일, 모자이크타일, 노바 원목마루 / 천장 – 자작나무 합판, 친환경 페인트(삼화), 미송합판 및 구조목 노출 주방 가구 ▶ 공간연구소(세면대 하부장, 현관장 포함) 조명 ▶ 자체 제작(서도원, 윤희청) │ 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 │ 현관문 ▶ 윈센창호 방문 ▶ 방 – 문풍지도어(아르곤도어, 3연동 양개도어) / 욕실 – 예림도어 데크재 ▶ 치장벽돌

PLAN

1 현관 2 다용도방 3 안방 4 화장실 5 복도 6 세탁실 7 출입구 8 샤워실 9 보일러실 10 진입마당/주차장 11 남측정원 12 서측정원 13 창고 14 테라스 15 거실 16 주방 17 식당 18 텃밭 19 북측정원

2F – 58.3㎡

1F – 54.0㎡


커다란 창문을 통해 남측 정원으로 연결되는 1층 다용도 방. 외부 콘크리트 담장은 도로에서의 시선을 차단해준다. 누워있을 때 보게 되는 천장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자작합판을 사용했으며, 붙박이장 문도 마치 천장에서 내려온 것처럼 같은 재료로 마감했다.

먼저 북쪽의 멋진 나무. 집이 남쪽에 있으면, ‘햇빛을 받는’ 나무를 볼 수 있다. 이 아름다운 나무를 바라보는 조망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나무가 큰 만큼 나무를 보여주는 창문도 크게 하고, 나무를 보는 공간도 크고 극적으로 만들었다. 따라서 이 공간은 집의 주된 공용 공간이 된다. 거실과 주방을 배치하고, 큰 나무와 규모를 맞추기 위해 천장은 높게, 재료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노출된 목조지붕을 선택했다. 이는 지붕 처마 면까지 올라오는 큰 창을 통해 외부 장식 요소로 활용된다. 공을 많이 들인 내부의 건축디자인 요소를 외부 입면 디자인 요소로 사용한 것이다.

현관 정면에는 큰 수납장을 설치하고, 이 수납장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침실, 우측에는 화장실과 거실로 오르는 계단 등이 배치되었다. 계단참에서는 오른쪽 북측 정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다.

또한, 2층 바닥은 북쪽 정원보다 다섯 계단 정도 높였다. 이로 인해 나무와 함께 정원의 잔디도 조망할 수 있고, 정원과 오솔길을 내려 보게 되었다. 혹여 오솔길로부터 시선 침해가 불편할 수도 있어 창 중앙에 커튼을 설치했다. 물론 커튼을 닫아도 안에서 나무는 볼 수 있고, 소파나 바닥에 앉은 사람들은 밖에서 보이지 않지만, 조명을 받는 목조 노출 천장은 확인할 수 있다.

4m의 주방 아일랜드에는 많은 수납 기능을 넣어 실용성을 더했다.

남쪽으로도 큰 창을 만들었다. 북쪽 창보다 작다는 느낌이 들면 북향집이 되어버리니 남측 창의 창문턱 높이 등을 잘 조절하여 북측 창과 대칭을 이루게 했다. 건물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남측 창은 북쪽의 나무와 일렬로 서 잘 정렬된 느낌이 든다. 북쪽 정원에서 집을 보면, 이 큰 창들을 통해 집 너머 나무와 하늘까지 담기며 마치 거실과 주방이 외부 공간처럼 보인다.


CONCEPT

나무가 있는 북쪽 정원의 높이를 기준으로 정원과 거실을 연계하고, 거실의 높이를 정원보다 약간 올렸다. 또한, 거실 남측은 이웃집에 의해 조망이 가리지 않도록 했다.

큰 창으로 이미 2층 거실 벽면의 절반이 자연스러운 색들로 채워졌고, 여기에 맞춰 나머지 면들을 나무, 콘크리트, 그리고 하얀색으로 마감했다. 바닥은 자작, 천장은 미송, 벽면은 콘크리트 노출면을 배경으로 가구를 배치하였다. 계단실이 상하부로 나뉜 느낌이 들지 않도록 2층 바닥의 재료가 바닥판 측면을 감싸고 1층 천장까지 내려오게 했다. 반대로 1층 바닥은 하얀색으로 대비시켰다. 이 색채계획은 1층에 있는 방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층 거실 및 주방. 집과 나무를 연결하는 남북방향 축을 따라 왼쪽 콘크리트 노출 벽면을 배경으로 가구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았다. 천장 펜던트 조명과 바닥의 헤링본 패턴 역시 남북방향 축에 맞췄다.

집 어느 곳에서도 주변 풍경을 막힘없이 즐길 수 있는 내부. 자작합판과 매우 유사한 원목마루를 채택하여 바닥 전체를 통일시키고, 난간은 강화유리로 시선을 최대한 개방해주었다. 북쪽 현관 역할을 하는 계단참에는 벤치를 만들어서 작은 휴식공간을 조성하였다.

콘셉트가 그대로 현실이 되어 팔기에는 너무 아까운 집이 되고 말았다. 정이 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우선 나의 사무실 겸 주말주택으로 사용하려고 계획을 변경 중이다. 초저녁 나무 아래 앉아 집을 바라보며 커피를 한잔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와 가족, 친척들 그리고 친구들이었으면 좋겠다.

대학원 시절, 사회학과 소비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건축 디자인에 반영되어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들이, 지금 아주 간단하고 역설적인 개념으로 정리가 된 느낌이다. ‘팔기 싫을 정도의 집을 만들자’라고. 글 : 서도원


건축가 서도원 _ 무이건축사사무소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르 꼬르뷔제의 ‘새로운 건축을 향하여’로 건축공부가 시작되었고, 장 보들리야르의 ‘소비의 사회’를 접하면서 사회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도시계획 및 건축설계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2019년에 건축사가 되면서 개인사무소를 설립했다. ‘오직 하나뿐이고 둘 이상은 없는(無二)’ 공간을 설계하고자 한다. 010-2736-6338│www.mu-e.net


취재_ 김연정  |  사진_ 신경섭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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