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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of vagabond
경주 주택은 경북 경주시 건천읍과 서면, 현곡면에 걸쳐 있는 구미산(594m) 끝자락에 자리한다. 북동쪽으로 5m 도로가 있으며, 북서쪽으로 제법 높은 산이 있지만, 산세山勢가 부드러워 느낌이 편안하다. 경사가 완만한 산자락을 네모반듯하게 다듬어 조성한 대지에 주택을 남서향으로 앉혀 막힘없이 산과 들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이장욱(GIP 대표) | 사진 차재철 HOUSE NOTE DATA 위치 경북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805.00㎡(243.51평) 건축면적 152.86㎡(46.24평) 건폐율 18.99% 연면적 151.71㎡(45.89평) 주차장 35.15㎡(10.63평) 1층 116.56㎡(35.26평) 용적률 18.85% 설계기간 3개월..
전원생활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더라도 획일화된 주거 문화에 익숙해져 집짓기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모험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되고, 이젠 이 모두를 행복이라 말할 수 있게 된 부부의 집을 찾았다. 대지의 단점을 보완한 집짓기 “저희 삶에서 행복의 기준점을 찾으라면 집짓기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아요(웃음).” 지난 2월 말, 장은석, 신지윤 씨 부부와 반려견 폴로가 새집으로의 입주를 마쳤다. 이전 주거지와는 다른 상쾌한 공기와 매일 아침 마주하는 창밖 풍경은 이사 후 가족이 받은 가장 큰 선물이다. 집 밖을 나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대단지 아파트에 살며 불만 없이 편리한 생활을 누린 부부였지만 스킨스쿠버, 요트셀링, 모터사이클 등 사계절 다양한 취미가 생기면서 아파트 구조에서는 충족할 수 없는 아쉬움..
경사진 대지의 각도에 맞춰 기단인 지하1층 위에 1층을 올린 매호재의 전경. 튀지 않게 1층은 반질반질한 벽돌 대신 표면이 거친 고벽돌을 사용했다. 지하 1층은 콘크리트를 그대로 두어 한층 건물로 보이도록 했다. ©윤동규 건축사진작가 결혼할 때 아내(51)는 남편(59)에게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정원일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정원이 있는 집에서 한평생 즐겁게 살자’란 의미였다. 그게 현실이 되기까지 꼬박 18년이 걸렸다. 그간 부부는 일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도심 아파트의 편리한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은퇴를 앞두고서야 용기를 냈다. 3년 전 강원 양양군 카페에서 차를 마시다 매화가 핀 호숫가와 수수밭, 솔숲이 어우러진 풍경에 이끌려 연고도 없는 양양에 땅을 사고 매호재(梅胡齋)를 지었다. 뒷..
상남자인 아버지를 위해 건축가 아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겉모습에서부터 상남자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그 집 속으로. 혼자 사는 게 좋다며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본인‘만’의 집을 짓겠다고 선언한 아버지. 선언 이후로 어머니는 밤마다 걱정되어 설계를 맡은 아들에게 전화하신다. “느그 아버지 욕심이 끝이 없다. 무조건 싸게 해라, 알았나.” 하나밖에 없는 형제도 도움이 안 된다. “안 봐도 비디오다. 다 짓고 나믄 바로 질리서 팔자고 할 걸.” 가족 일일수록 더욱 정신을 차리고 FM대로 진행해야 한다. 자칫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평생 욕을 먹기 때문이다. 도망갈 곳도 없다. 명절 때마다 물이 잘 안 빠지니, 냄새가 나니, 환기가 잘 안 되니 같은 잔소리를 감내해야만 한다. 그럴 순 없지 않은가. 같이 설계하게..